첫날의 피로감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가는 길에 바이크를 타고 몽골 횡단여행하는 이탈리아 청년들이 있었는데, 저렇게도 여행할 수 있구나 싶으면서 너무 자유로워보이고 좋았다. 근데 비포장도로 운전하면서 느끼는 피로감은 어쩐다냐... 울란바타르 근처에만 있는건가...? 바이크에 모래 들어가서 고장나면 답이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너무 해맑게 운전하면서 하이파이브도 해주고 갔다. 유쾌한 분들이었다.
오늘 이동할 장소는 욜링암(욜린암)이다. 일년 내내 얼음이 얼어있는 얼음 계곡이다. 아주 추운 지방으로 가야만 볼 수 있는 빙하인 줄 알았는데, 건조한 기후의 대륙 한가운데인 몽골에서도 만년설을 볼 수 있다니 자연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욜린암에서는 트래킹과 승마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몽골 물가가 저렴해서 큰 가격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이동시간이 꽤 오래 걸리니 지루함을 달랠 뭔가는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가자링촐로에서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욜린암에 도착한 건 오후 3시 정도였던 것 같다.
욜린암으로 가는 도중에 화장실도 가고싶고 해서 여러 차례 차를 세우고 쉬었다. 몽골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가는 길에 아무데나 차를 세우고, 시야가 닿는 곳 어디에도 사람이 없는 환경에서 마음껏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분이 드는 것 이었다. 보통 프라이빗 호텔이나 사유지 같이 한국의 좁은 땅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야 사람이 없는 곳에서 한적하게 머리를 비우고 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리적으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이런 휴식을 즐길 수 있다니 정말 행복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달란자가드에 도착해 어제 신나게 먹었던 것들, 부족한 것들을 구입했다. 어제 징기스칸 보드카를 다 마셨기 때문에 술과 물, 탄산음료와 과자 등을 구입했다.
한참 동안 차에서 웃고 떠드는 사이 욜린암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과자를 챙겨오길 정말 잘했다 차 안에서 엄청 심심했음.... 맥주랑 음악(블루투스 스피커나 좋은 이어폰)을 챙겨놔서 매우 행복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보게 된 욜린암의 풍경은 정말 그림엽서 속 한 장면 같았다.
욜링암에서 몽골 조랑말을 타고 한참 들어가다가, 얼음계곡을 잠깐 보고는 나왔다 너무 추워서... 풍경은 정말 예쁘다. 말로 설명이 안되니 사진으로 대체~ 말타기가 저렴하긴 한데 말들이 내 말을 알아듣는 게 아니라서 통제가 안 된다. 좀 무섭다. 그래도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타보는 건 추천!
한참 놀고있으니 해 떨어질 시간이 되어서, 다음 숙소로 이동했다. 내일 일정은 바양작과 고비 모래사막의 상징, 모래언덕 헝거르일스를 보러가는 것이었다. 그 전에 욜링암 근처 게르캠프에서의 환상적인 은하수도 기대가 되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다음 편으로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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