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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몽골 (2018)

몽골 여행 - 남고비 사막여행 둘째날 밤 : 고비 사막의 별, 은하수

by 풍풍E 2020. 11. 8.

 

욜린암에서 게르캠프까지 이동하는 중, 생각보다 해가 금방 떨어졌다. 해가 거의 떨어질 무렵 욜린암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게르캠프로 도착했지만 예약이 꽉 차서 숙박할 수 없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알고보니 투어 회사의 실수로 다른 곳을 예약하고 우리 드라이버이자 가이드인 두영에게 잘못된 주소를 알려주었던 것 같다. 깜깜하고 추운 사막 한가운데에서 차량 히터만 의지해 잠을 자야하나 싶었지만, 가까스로 다른 숙소를 안내받아 이동하게 됐다. 거의 해가 떨어질 무렵 숙소로 도착했다. 일행끼리 간단히 밥을 먹고 첫 은하수를 감상하기로 했다. 하늘이 매우 맑았기 때문에 아주 기대가 되었다.

해는 이미 떨어졌고, 캄캄해지기 직전에야 도착한 욜린암 근처 게르캠프.
대충 예약해둔 투어 회사에 성질도 났지만 풍경에 압도되어 다른 생각은 없었다.
다행히도 게르캠프에 불을 밝게 켜두어서 찾아오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저 캄캄한 비포장을 뚫고와야 했다.

 

해가 다 떨어지고, 달도 거의 질 무렵부터 밤하늘에 별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Stargazer라는 앱으로 미리 일몰시간과 달 주기를 체크하고 가서 크게 어렵지 않게 관측할 수 있었다. 별 관측을 할 때는 엄청나게 밝지 않더라도 달이 떠있거나 주변에 조명같은 광원이 많으면 관측이 어려우니 잘 피해서 계획을 짜야한다. 예전에는 달이 매우 밝게 떠 있어서 은하수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은하수를 관측하기 딱 좋은 일몰시점에 맞춰 사막 여행 일정을 짰기 때문에 하늘만 맑으면 볼 수 있을 터였다.

 

아직 햇빛의 영향이 있지만, 벌써 보이기 시작하는 별들
7월의 북두칠성
초점은 살짝 나갔지만 시작된 은하수 관측 시간
밝게 보이는 은하수

 밤 12시쯤 되니 달이 다 떨어지고 은하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사막에서도 봤던 은하수였지만, 몽골에서 보는 별은 더 밝고 색이 또렷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지역이기 때문에 빛이 적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게르캠프에서 켠 조명이 꽤 밝아 땅바닥으로 사람 그림자가 깔리는데도 별은 정말 잘 보였다.

신기해서 한참을 사진 찍고 들어왔다. 12시가 넘은 사막의 밤이라 춥고 건조했지만, 사진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6명 다 사막에서 술을 까 마시면서 놀았다. 사진을 다 찍고 들어오니 두시 좀 넘었던 것 같다. 이 날부터 거의 매일을 밤에 잠도 안 자고 별 구경을 했다. 그만큼 환상적인 밤이었다. 별을 찍으려고 가져갔던 장비는 소니의 A7M3와 SEL 2870(번들) + SEL 1635Z F4 + SEL FE50 F1.8, 유/무선 리모콘과 Nissin i40 플래시까지 바리바리 싸들고갔지만, F3 이하의 밝고 적당한 렌즈 하나와 셔터스피드 조절 기능있는 똑딱이 정도만 있었어도 충분했을 것 같다. 핸드폰 카메라는 좀 무리인 것 같고...

 

사진 설명은 별로 필요없을 것 같고... 아래 사진같이 불켜놓고 앉아서 술먹으면서 추위를 달랬다.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한 희생이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정말 추웠다. 몸 덮힐 담요까지는 아니더라도, 별사진을 찍을 생각이라면 겹겹이 껴입을 옷은 꼭 가져가는게 좋겠다. 7월이면 여름과 같은 사막이지만, 핫팩도 챙길 수 있다면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결과물이 좋으니 장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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